어느 나라든 경제정책은 경제이론을 바탕으로 경제관료들에 의해 수립되고 집행됩니다. 따라서 경제정책의 성공여부는 경제관료가 경제이론을 얼마나 제대로 숙지하고 활용하느냐에 좌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첫째는 우리나라 경제관료가 경제이론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고, 둘째는 경제이론이 우리나라 경제정책에 얼마나 중심적 역할을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과제를 논하기 전에 경제현상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상의 중대한 오류를 먼저 지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경제정책이 표류하는 이유
우리 인간은 사회현상과 물리현상의 지배하에 생존하고 있습니다. 이 두 현상에 대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인식은 첫째로 물리현상이 사회현상보다 더 복잡하다는 것이며, 둘째로 물리현상은 과학자에 의하여 전문적으로 규명되어야 하는데 비해 사회현상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어느 누구든 쉽게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비극은 이러한 두 가지 인식이 크게 잘못된 것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데서 초래되고 있습니다. 물리현상은 상호작용이 심하지 않으며 상호작용이 있더라도 객체간의 상호작용인데 반해, 사회현상은 복잡다기한 인간들끼리의 상호작용을 다루기에 속속들이 규명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사실이 분명히 인식되어야 합니다.
복잡한 사회현상 특히 경제현상을 일상의 논리 특히 "여론"이나 "국민정서"로 규명·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데서 오류가 발생하고 이 오류 때문에 우리 사회의 각종 중요한 경제정책이 표류하고 있습니다.
아프면 의사라는 전문가에게 가고 토목공사와 관련하여서는 관계 전문가들의 의견이 존중되는 것을 우리 모두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부동산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기업의 이윤추구가 국민의 복지증진에 역행되는가?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누가 이득을 보는가? 의료보험료는 어떻게 책정되어야 하는가? 등의 질문에 오게 되면 경제학자에게 물어 보고 경제학 책을 봐야된다고 하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비전문적 지식이나 일상의 논리체계에 의거 규명·진단하는 것을 당연시하며 여론과 다르거나 국민정서에 반하는 처방을 내는 경제학자는 궤변을 늘어 놓는 것으로 매도당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경제정책 수립에 전문성이 요구
일반대중이 갖고 있는 경제지식에 많은 오류가 있다는 사실은 쉽게 이해가 됩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경제관료들이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본질인 시장원리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고 경제현상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충분히 갖지 못한 상태에서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있어 상당히 많은 경우 잘못된 경제정책이 수립 집행되고 있는 점입니다.
경제관료들이 자신들의 행정경험이나 상식적 논리로서 경제현상을 정확히 파악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데서 많은 잘못이 저질러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 형성된 오류가 단순한 오류로 거치지 않고 국가의 중요한 정책으로 구체화되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매우 흥미로운 현상은 경제관료들 특히 고위경제관료들이 스스로 경제전문가라고 그것도 대단한 경제전문가라고 확신하고 그렇게 행동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경제관료들 중에는 공부를 많이 하고, 복잡한 경제현상을 이해하려 고민을 많이 하고, 일상에서 현안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현실적 정보에 직접적 접근이 가능하기도 하는 등 경제현상에 남다를 통찰력을 갖춘 분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거나 경제학과 관련하여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일이 없는 사람이 행정고시 준비하느라 경제원론이나 재정학관련 서적 몇 권을 암기하고 경제정책관련 부서에 수년간 근무한 경력만으로 경제전문가라고 나서는 것은 무언가 크게 잘못된 것으로 사료됩니다.
경제관료들이 때로는 괴변을 늘어놓고, 같은 현상이나 문제에 대해 외부적 여건이 크게 바뀌지 않았는데도 다른 처방을 제시하고, 자본주의 경제의 핵인 시장질서를 정면으로 부인하고, 원칙이 없고 일관성이 없는 정책을 제시하여 혼돈을 초래하고, 정치적 시류에 쉽게 영합하는 정책을 제시하는 것은 경제전문가로서의 소양이 부족한 때문이라 판단됩니다.
경제지식이 경제학자들만의 전유물이라 주장할 수도 없고 경제학자들만이 경제현상에 대해 전문가로서 잘 안다고 주장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경제관료들께서 경제정책의 수립에 제대로 된 경제학자들의 전문적 의견에 보다 귀를 기울여 주거나 보다 많은 그리고 보다 정확한 경제지식을 얻는데 자타가 공인하는 자신들의 뛰어난 능력을 활용해 주기를 당부드립니다. 일상의 논리나 국민정서에 따라 경제정책이 수립되는 오류가 이제부터는 시정되어야 합니다.
현실과 경제이론의 괴리
경제문제의 해결책을 놓고 오늘날 진행되는 논의를 살펴보면 정책담당자들은 경제이론을 무시한 채 수많은 목표를 저돌적으로 추진하기에 여념이 없으며 심지어 경제학자들조차도 엄밀한 이론적 분석 없이 정책대안을 서슴없이 개진하기가 일쑤입니다.
그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경제문제의 해결은 제대로 된 경제이론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처한 어려운 경제사정을 놓고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논의의 배경에 이론이 부족하거나 전혀 없으며 때로는 이론이 필요 없는 양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정책논의에서 우리가 흔히 듣는 말은 학자들이 현실을 모르면서 이론만 얘기한다는 것입니다. 이론과 현실이 다를 때 어느 것이 과연 맞고 어느 것이 과연 틀리겠습니까? 이론과 현실이 다를 때 우리는 거의 대부분 현실이 맞고 이론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현실에 맞지 않는 이론을 얘기하는 학자는 틀렸거나 실현성 없는 궤변만을 늘어놓는 사람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여기서 제기되어야 할 의문은 이론과 현실이 다를 때 이론이 맞고 현실이 틀리거나 잘못된 경우는 없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현실이 우리가 원하는 상태에 처해 있느냐 않느냐 하는 데서 찾아질 수 있습니다. 만약 현실이 우리가 원하는 상태가 아니라면 그 현실은 틀린 것이며 그 틀린 현실은 아무리 존재하더라도 고쳐져야만 합니다.
틀렸기에 고쳐야만 하는 현실이 있다면 틀린 현실에 바탕을 둔 이론은 잘못된 것이 아닐까요? 현실이 잘못된 상태라면 현실에 근거한 이론은 잘못된 현실을 더욱 고착시키거나 잘못되게 할 수 있습니다.
경제이론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과 경제이론이 틀리다는 것은 별개의 것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제이론가들이 현실의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경제이론이 틀려서라기 보다는 경제지식이 제한적이고 완벽하지 못한 때문입니다.
일반인들이 경제이론가들을 보는 시각과 경제이론가들의 역할에 대한 인식은 크게 잘못되어 있습니다. 경제이론 특히 제대로 된 경제이론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으며 우리 인류의 복지증진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습니다. 세계 각국이 해결되지 않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이론이 틀리거나 빈약해서라기 보다는 정치적 또는 사회적 제약으로 인해 많은 올바른 이론들의 유효성과 타당성이 검증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금융실명제의 실시, 농산물 수입개방, 정부규제 축소 등 정책과제에 대해 경제이론은 분명한 정책방향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조치로 우리사회의 생산성, 그리고 형평성이 크게 증대되리라는 것은 복잡한 경제이론이 아니라 원론적 수준의 경제이론도 분명히 밝혀주고 있습니다.
원칙과 이론에 충실한 경제정책 필요
원칙과 이론에 충실한 정책을 일관성 있게 꾸준히 밀고 나가면 그 결과 현실이 이론에 맞게 교정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일 또한 중요합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절대적으로만 받아들이는 소극적 자세를 취하기보다 틀린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제대로 된 이론을 개발 발전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경제이론은 우리가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유용합니다. 제대로 된 이론에 따라 정책이 추진될 때 정책의 일관성은 저절로 확보되게 됩니다. 오늘날 경제정책이 일관성이 없고 자주 바뀌는 것은 이론이 뒷전에 밀린 채 현실이 정책을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복잡하기 짝이 없는 경제현상을 일상의 논리 특히 여론이나 국민정서로 규명·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데서 오류가 발생하고 이 오류 때문에 오늘날 각종 중요한 경제정책이 표류하고 있음이 인식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실의 정책논의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정책당국자든 전문가든 확고한 이론의 보유자나 이론에 밝은 사람이기보다는 뜨거운 가슴의 소유자가 대부분입니다. 뜨거운 가슴의 소유자는 설교자, 선동자, 정치가일 뿐 이론가는 아닙니다. 정책수립에 뜨거운 가슴을 갖는 것이 필요는 합니다. 모든 정책결정자가 뜨거운 가슴을 갖는 것은 중요하나 문제는 현실의 문제가 뜨거운 가슴만으로는 절대로 해결되지 않는데 있습니다.
경제정책수립과 논의에 이론적 측면이 크게 강조 부각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모든 정책토의 자료나 정책건의 자료에 경제이론부문이 명시적으로 첨부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앞으로의 정책논의에서는 당해 경제이론의 옳고 그름 여부와 더불어 현실의 옳고 그름 여부도 동시에 검토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론적 뒷받침이 없이 추진되거나 경제적 소양이 없는 관료들의 주도로 추진된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우리 국민 모두가 지금까지 지불한 대가는 실로 엄청납니다. 앞으로는 보다 타당한 이론에 바탕을 두고 보다 성숙한 전문가들에 의해 경제정책이 추진되어 우리 경제가 튼튼한 성숙단계로 진입하기를 기대합니다.
여기서 두 가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첫째는 우리나라 경제관료가 경제이론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고, 둘째는 경제이론이 우리나라 경제정책에 얼마나 중심적 역할을 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과제를 논하기 전에 경제현상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상의 중대한 오류를 먼저 지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경제정책이 표류하는 이유
우리 인간은 사회현상과 물리현상의 지배하에 생존하고 있습니다. 이 두 현상에 대해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인식은 첫째로 물리현상이 사회현상보다 더 복잡하다는 것이며, 둘째로 물리현상은 과학자에 의하여 전문적으로 규명되어야 하는데 비해 사회현상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이면 어느 누구든 쉽게 진단하고 처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비극은 이러한 두 가지 인식이 크게 잘못된 것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데서 초래되고 있습니다. 물리현상은 상호작용이 심하지 않으며 상호작용이 있더라도 객체간의 상호작용인데 반해, 사회현상은 복잡다기한 인간들끼리의 상호작용을 다루기에 속속들이 규명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사실이 분명히 인식되어야 합니다.
복잡한 사회현상 특히 경제현상을 일상의 논리 특히 "여론"이나 "국민정서"로 규명·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데서 오류가 발생하고 이 오류 때문에 우리 사회의 각종 중요한 경제정책이 표류하고 있습니다.
아프면 의사라는 전문가에게 가고 토목공사와 관련하여서는 관계 전문가들의 의견이 존중되는 것을 우리 모두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부동산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기업의 이윤추구가 국민의 복지증진에 역행되는가? 농산물 수입개방으로 누가 이득을 보는가? 의료보험료는 어떻게 책정되어야 하는가? 등의 질문에 오게 되면 경제학자에게 물어 보고 경제학 책을 봐야된다고 하는 사람은 극소수입니다.
비전문적 지식이나 일상의 논리체계에 의거 규명·진단하는 것을 당연시하며 여론과 다르거나 국민정서에 반하는 처방을 내는 경제학자는 궤변을 늘어 놓는 것으로 매도당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경제정책 수립에 전문성이 요구
일반대중이 갖고 있는 경제지식에 많은 오류가 있다는 사실은 쉽게 이해가 됩니다. 안타까운 사실은 경제관료들이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본질인 시장원리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고 경제현상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충분히 갖지 못한 상태에서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있어 상당히 많은 경우 잘못된 경제정책이 수립 집행되고 있는 점입니다.
경제관료들이 자신들의 행정경험이나 상식적 논리로서 경제현상을 정확히 파악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데서 많은 잘못이 저질러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해서 형성된 오류가 단순한 오류로 거치지 않고 국가의 중요한 정책으로 구체화되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매우 흥미로운 현상은 경제관료들 특히 고위경제관료들이 스스로 경제전문가라고 그것도 대단한 경제전문가라고 확신하고 그렇게 행동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경제관료들 중에는 공부를 많이 하고, 복잡한 경제현상을 이해하려 고민을 많이 하고, 일상에서 현안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현실적 정보에 직접적 접근이 가능하기도 하는 등 경제현상에 남다를 통찰력을 갖춘 분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거나 경제학과 관련하여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일이 없는 사람이 행정고시 준비하느라 경제원론이나 재정학관련 서적 몇 권을 암기하고 경제정책관련 부서에 수년간 근무한 경력만으로 경제전문가라고 나서는 것은 무언가 크게 잘못된 것으로 사료됩니다.
경제관료들이 때로는 괴변을 늘어놓고, 같은 현상이나 문제에 대해 외부적 여건이 크게 바뀌지 않았는데도 다른 처방을 제시하고, 자본주의 경제의 핵인 시장질서를 정면으로 부인하고, 원칙이 없고 일관성이 없는 정책을 제시하여 혼돈을 초래하고, 정치적 시류에 쉽게 영합하는 정책을 제시하는 것은 경제전문가로서의 소양이 부족한 때문이라 판단됩니다.
경제지식이 경제학자들만의 전유물이라 주장할 수도 없고 경제학자들만이 경제현상에 대해 전문가로서 잘 안다고 주장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경제관료들께서 경제정책의 수립에 제대로 된 경제학자들의 전문적 의견에 보다 귀를 기울여 주거나 보다 많은 그리고 보다 정확한 경제지식을 얻는데 자타가 공인하는 자신들의 뛰어난 능력을 활용해 주기를 당부드립니다. 일상의 논리나 국민정서에 따라 경제정책이 수립되는 오류가 이제부터는 시정되어야 합니다.
현실과 경제이론의 괴리
경제문제의 해결책을 놓고 오늘날 진행되는 논의를 살펴보면 정책담당자들은 경제이론을 무시한 채 수많은 목표를 저돌적으로 추진하기에 여념이 없으며 심지어 경제학자들조차도 엄밀한 이론적 분석 없이 정책대안을 서슴없이 개진하기가 일쑤입니다.
그 내용이 무엇이든 간에 경제문제의 해결은 제대로 된 경제이론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처한 어려운 경제사정을 놓고 많은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논의의 배경에 이론이 부족하거나 전혀 없으며 때로는 이론이 필요 없는 양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정책논의에서 우리가 흔히 듣는 말은 학자들이 현실을 모르면서 이론만 얘기한다는 것입니다. 이론과 현실이 다를 때 어느 것이 과연 맞고 어느 것이 과연 틀리겠습니까? 이론과 현실이 다를 때 우리는 거의 대부분 현실이 맞고 이론이 틀렸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현실에 맞지 않는 이론을 얘기하는 학자는 틀렸거나 실현성 없는 궤변만을 늘어놓는 사람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여기서 제기되어야 할 의문은 이론과 현실이 다를 때 이론이 맞고 현실이 틀리거나 잘못된 경우는 없느냐 하는 것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현실이 우리가 원하는 상태에 처해 있느냐 않느냐 하는 데서 찾아질 수 있습니다. 만약 현실이 우리가 원하는 상태가 아니라면 그 현실은 틀린 것이며 그 틀린 현실은 아무리 존재하더라도 고쳐져야만 합니다.
틀렸기에 고쳐야만 하는 현실이 있다면 틀린 현실에 바탕을 둔 이론은 잘못된 것이 아닐까요? 현실이 잘못된 상태라면 현실에 근거한 이론은 잘못된 현실을 더욱 고착시키거나 잘못되게 할 수 있습니다.
경제이론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과 경제이론이 틀리다는 것은 별개의 것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제이론가들이 현실의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경제이론이 틀려서라기 보다는 경제지식이 제한적이고 완벽하지 못한 때문입니다.
일반인들이 경제이론가들을 보는 시각과 경제이론가들의 역할에 대한 인식은 크게 잘못되어 있습니다. 경제이론 특히 제대로 된 경제이론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으며 우리 인류의 복지증진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습니다. 세계 각국이 해결되지 않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이론이 틀리거나 빈약해서라기 보다는 정치적 또는 사회적 제약으로 인해 많은 올바른 이론들의 유효성과 타당성이 검증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금융실명제의 실시, 농산물 수입개방, 정부규제 축소 등 정책과제에 대해 경제이론은 분명한 정책방향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조치로 우리사회의 생산성, 그리고 형평성이 크게 증대되리라는 것은 복잡한 경제이론이 아니라 원론적 수준의 경제이론도 분명히 밝혀주고 있습니다.
원칙과 이론에 충실한 경제정책 필요
원칙과 이론에 충실한 정책을 일관성 있게 꾸준히 밀고 나가면 그 결과 현실이 이론에 맞게 교정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일 또한 중요합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절대적으로만 받아들이는 소극적 자세를 취하기보다 틀린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제대로 된 이론을 개발 발전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경제이론은 우리가 인식하는 것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유용합니다. 제대로 된 이론에 따라 정책이 추진될 때 정책의 일관성은 저절로 확보되게 됩니다. 오늘날 경제정책이 일관성이 없고 자주 바뀌는 것은 이론이 뒷전에 밀린 채 현실이 정책을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복잡하기 짝이 없는 경제현상을 일상의 논리 특히 여론이나 국민정서로 규명·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데서 오류가 발생하고 이 오류 때문에 오늘날 각종 중요한 경제정책이 표류하고 있음이 인식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실의 정책논의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정책당국자든 전문가든 확고한 이론의 보유자나 이론에 밝은 사람이기보다는 뜨거운 가슴의 소유자가 대부분입니다. 뜨거운 가슴의 소유자는 설교자, 선동자, 정치가일 뿐 이론가는 아닙니다. 정책수립에 뜨거운 가슴을 갖는 것이 필요는 합니다. 모든 정책결정자가 뜨거운 가슴을 갖는 것은 중요하나 문제는 현실의 문제가 뜨거운 가슴만으로는 절대로 해결되지 않는데 있습니다.
경제정책수립과 논의에 이론적 측면이 크게 강조 부각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모든 정책토의 자료나 정책건의 자료에 경제이론부문이 명시적으로 첨부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앞으로의 정책논의에서는 당해 경제이론의 옳고 그름 여부와 더불어 현실의 옳고 그름 여부도 동시에 검토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론적 뒷받침이 없이 추진되거나 경제적 소양이 없는 관료들의 주도로 추진된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우리 국민 모두가 지금까지 지불한 대가는 실로 엄청납니다. 앞으로는 보다 타당한 이론에 바탕을 두고 보다 성숙한 전문가들에 의해 경제정책이 추진되어 우리 경제가 튼튼한 성숙단계로 진입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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