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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조정국면으로서 정상적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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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는 98년 -6.7%의 성장감소에서 벗어나 99년에는 10.7%, 2000년 1/4분기에는 12.8%의 높은 경제성장을 이룩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산업생산 등 일부 경제지표의 상승세가 둔화되고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 전월차)도 올 2월 이후 전반적인 하락세를 지속함에 따라 우리 경제가 정점을 지나 하강국면으로 진입하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경제 여건 호조 등으로 경기는 하반기 이후 재상승할 것

그러나 이와 같이 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지난해 2/4분기 이후 급속한 경기회복에 따른 기술적 반등효과가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서 우리 경제가 점차 정상적인 성장궤도로 진입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현재 경기동행지수가 하락하고 있는 것은 경기순환과정의 小頂點으로 판단되며 한국경제는 올 하반기중 안정적 조정국면을 거친 후 재상승하여 내년 3/4분기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경기국면이, 정점을 지나 하강하는 것이 아닌 조정국면으로 하반기 이후 경기가 재상승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세계경제 여건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대외적으로 독일ㆍ프랑스 등 EU국가와 일본의 경제 회복세가 확대되고 있으며, 미국경제의 연착륙이 전망되는 등 세계경제의 여건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를 감안할 때 경기상승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OPEC 회원국들의 감산정책으로 배럴당 3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도 올 상반기를 고비로 하반기 이후에는 안정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유가상승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 물가상승 등 우리 경제의 불안요인도 점차 해소될 것이다.

둘째, 견실한 내수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대내적으로는 설비투자가 작년 38%의 성장에 이어 올해 1/4분기에도 63.6% 증가하는 등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나 절대적인 규모면에서는 99년말을 기준으로 외환위기 이전의 80%대에 불과하며, IT산업(99년 성장기여율 38%)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계속되어 올해에는 30%대, 내년에는 10% 수준의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평균가동률도 아직 80% 이하에 머물고 있어 94~96년 경기호황기의 81% 수준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우리 경제의 공급능력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경기과열에 대한 우려 없이 생산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표 1> 세계경제 성장률 및 교역증가율 추이
(단위 : %)

1999년 2000년 2010년
세계경제 성장률 2.9 3.9 3.7
교역증가율 4.5 8.4 6.6

건설투자는 경기회복에 따라 건축허가면적(99년 42.3%→2000년 1/4분기 90.6%→2/4분기 35.8%)이 작년 2월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하고 국내건설수주(99년 0.8%→2000년 1/4분기 75.9%→2/4분기 20.4%)도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어 지난 2년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하반기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경기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새로운 성장동인인 중소ㆍ벤처기업의 창업(99년 3만701개→2000년 1/4분기 1만1,710개→2/4분기 1만1,542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신설/부도법인의 배율(99년 12.4배→2000년 1/4분기 17.5배→4,5월 17.9배)도 18배에 이르고 있다.
이와 같이 대외여건의 호전과 함께 대내적으로는 설비투자ㆍ건설투자 등 내수의 호조세가 지속되고, 우리 경제의 디지털화가 진전됨에 따라 IT산업 등 새로운 비즈니스의 창출뿐만 아니라 온라인(on-line) 산업과 오프라인(off-line) 산업과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하여 경제 전체의 생산성을 상승시켜 경기상승국면을 연장시키고 인플레 없는 경제성장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재고순환 측면에서 볼 때 출하증가율이 재고증가율보다 높다는 점이다.
재고순환 측면에서 살펴보면, 출하증가율과 재고증가율간의 격차가 크게 축소되고 있으나, 출하증가율이 아직 재고증가율보다 높아 현재까지 경기정점에 이르렀다고 보기에는 미흡하다.

넷째, 과거 경기순환과정과 비교할 때 아직 경기정점에 도달했다고 볼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과거 경기순환과정과 비교해 보면 1~6순환기(72~96년) 동안 경기상승 지속기간은 평균 34개월이었으나 올해 1/4분기중 정점에 이르렀다면 경기상승기간이 과거의 절반 수준인 19개월에 불과한데 그럴 만한 이유가 없으며, 5월부터는 경기동행지수 및 산업생산 전월비가 이미 플러스로 전환되었다.
또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80년 이후 대체로 경기정점기에 104 내외를 기록하였으나, 현 경기상승기중 최고기록은 올 1월 99.2로서 추세점인 100에도 미치지 못하였다.
특히 제2순환기에 오일쇼크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연속 7개월(76년 9월~77년 3월) 동안 하락한 후 다시 상승추세로 반전된 경험이 있고, 제3순환기인 2차 오일쇼크(82~83년) 기간에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과거 평균 호황기간인 34개월을 적용할 경우 내년 6월에 정점에 도달하고, 지난 6순환기 호황기간인 38개월을 적용할 경우 내년 10월에 경기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섯째, 구조조정의 성과를 들 수 있다.
정부는 올 하반기 경제운영계획에서 4대부문 구조개혁의 지속적 추진을 국정 최우선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고 이를 위해 신축적인 금융정책을 추진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이 올해 안에 마무리되어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자금시장의 안정, 기업의 경쟁력 제고 등으로 내년부터 다시 상승국면으로의 진입이 가능하게 되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정긴축, 통화신축’의 정책기조 유지

우리 경제의 정점이 어느 시점에 도달할지를 사전적으로 예측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우나 세계경제의 회복세, 과거의 상승주기, 디지털경제의 효과, 설비투자 호조, 기업의 활발한 창업활동 등을 감안할 때 현 단계에서는 경기가 지난 1/4분기 小정점을 통과한 후 안정적인 조정국면을 거쳐 재상승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좀 더 확실한 판단을 위해서는 향후 2~3개월의 경기지표동향을 면밀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 예컨대, 7~8월중 경기동행지수의 추이를 계속 주시하여 반등의 기미가 보인다면 지난 1/4분기가 경기정점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을 것이다.

〈표 2〉 출하 및 재고증가율 추이
(단위 : 전년동월비, %)

1999년
12월
2000년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출하(A) 26.4 30.0 28.2 18.0 14.0 21.0 18.6
재고(B) 2.1 6.1 8.1 11.3 12.3 12.5 11.8
차이(A-B) 24.3 13.9 20.1 6.7 1.7 8.5 6.8

정책대응과 관련 현 단계에서는 향후의 경기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제시한 ‘재정긴축, 통화신축’의 정책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특히, 유가ㆍ임금 등 코스트 푸시(cost push) 요인, 교역조건 악화 등에 따른 성장잠재력 저해, 금융 불확실성에 따른 신용경색 가능성 등에 대응하여 재정은 보다 더 긴축운용하되, 금융은 탄력성을 제고함으로써 금리의 하향안정세가 견지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
현재 경기가 일시적으로 둔화되는 것은 금융시장의 불안과 구조조정 추진에 따른 실물경제의 일시적 조정국면에 기인한 것으로, 금융ㆍ기업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함으로써 구조조정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금융시장불안을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 위하여 장차 우리 경제를 견인해 나갈 ‘지식기반경제발전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아울러 ‘생산적 복지시책’과 ‘지역균형발전시책’을 수립ㆍ추진하여 계층간ㆍ지역간 균형발전을 도모함으로써 사회적 화합이 새로운 성장의 밑거름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끝.

<이희수 재정경제부 종합정책과장;나라경제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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