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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T-커머스 뜬다.

런던 -- 휴일 관광지 예약, 은행계좌 처리, 비틀즈 CD 주문, 스포츠경기 도박, 신차 구입, 추수감사절용 칠면조 고기 구입 ...

이 같은 일을 위해 이제 더 이상 TV 앞에서 일어날 필요가 없다.

이는 이른바 `T-커머스 (T-commerce)' 전도사들이 전해주는 메시지다. 이 말은 신조어가 판치는 세상에 견주면 쌍방향 TV (iTV : interactive TV)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런 말들이 애플 (Apple)의 맥 (Mac) 컴퓨터나 왑 (WAP) 폰, 디지털 사진 등과 같이 삶을 변화시키겠다고 약속하곤 아무 것도 이루지못한 것들과 비슷하게 보인다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업계의 믿을만한 정보기술 전도사들은 `T-커머스'가 기술광들의 놀이기구로 전락하는 것을 피하고자 한다면 전자상거래가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서비스를 정확하게 제공해야 할 것으로 믿고 있다.

기술조사업체인 포레스터 (Forrester)의 팀 그림스디치 (Tim Grimsditch)는 ``T-커머스가 전자상거래의 주요 부분으로 부상해 2005년 말까지 영국에서 전체 전자상거래의 25%, 유럽에서는 15%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T-커머스의 성장은 이미 시작됐다. 영국에서는 디지털TV 가입자의 약 10%가 iTV를 통해 어떠한 형태로든 물건을 구매하고 있는데, 그 비율이 6개월마다 2%포인트 증가하고 있다.

이는 영국인들이 일반 유럽 사람들보다 TV앞에 앉아 감자칩 먹기를 더 즐기기 때문은 아니다. iTV가 디지털 매체이고, 유럽이 950만의 디지털 가정을 자랑하는 가운데 영국의 디지털TV 보급률이 더 높기 때문이다.

포레스터는 iTV가 아직 진정한 의미에서 시동을 걸었다고 볼 수도 없는 미국에서도 TV수상기를 이용한 쌍방향 소비가 2005년까지는 250억 달러의 신규 매출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iTV ... 단순한 인터넷은 아니다

물론 iTV를 또다른 형태의 인터넷으로 간주하는 경향도 있다. 칼튼 커뮤니케이션스 (Carton Communications)와 그라나다 미디어 (Granada Media)사이의 합작사인 영국의 온디지털 (OnDigital)이 제공하는 형태가 바로 그렇다.

하지만 극성팬들에게 `벽속의 정원 (walled garden)'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다른 형태의 iTV 서비스도 있다. 이 서비스는 영국의 업계 선도주자인 B스카이B (BSkyB)와 같은 디지털 방송사들이 쌍방향 게임 및 정보서비스, 그리고 T-커머스를 제공하도록 되어 있다.

소매업체들은 B스카이B가 통제하는 오픈 (Open)같은 플랫폼에 포함되기 위해 돈을 지불한다. 이 같은 서비스는 무작정 인터넷을 서핑하는 것과는 달리 제한된 숫자의 쇼핑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전혀 새로운 고객기반을 소매업체들에게 제공해 주게 된다.

세계 유수의 쌍방향TV 플랫폼인 오픈의 리카르도 테자다 (Ricardo Tejada) 대변인은 ``사람들이 익숙한 것과 통합할 수 있다''며 ``TV의 시청경험을 높이기 위한 한 방법으로 오락의 범주를 벗어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TV의 리모트컨트롤을 조정해 쇼핑하는 것은 인터넷 쇼핑을 할 경우 몸을 앞으로 숙이고 하는 `린 포워드 (lean forward)' 방식과는 반대로 `린 백 (lean-back)' 형식이기 때문에 일부 제품이나 서비스는 `T-커머스' 방식이 더 알맞은 것처럼 보인다.

충동구매가 바로 이 같은 영역에 속한다. iTV를 통한 충동 구매 대상 품목이 음반과 비디오, 편의점 품목, 완구, 음악회 입장권, 일부 의류 등과 같이 TV 앞에 쉽게 진열되는 값싼 제품이 되기 쉽다는 얘기다.

런던 -- 레저 여행도 유망

레저 여행도 쌍방향 TV를 통해 괄목할만한 성장을 기록할 영역으로 꼽히고 있다. 예를 들어 몰다이브에 관한 여행 프로그램을 보다가 시청자가 관련 여행사로 바로 링크한 뒤 그 섬의 비디오 촬영 모습을 보면서 호텔 예약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는 이미 더 좋아지고 있다. 궁국적으로는 여행사 직원과 비디오링크를 통해 대화를 나누면서 인터넷이 윈도 샤핑에는 안 좋기 때문에 로그인하기 전에 무엇을 살 지 결정해 놓아야 한다는 현 전자상거래의 한계를 극복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수준의 양방향성은 인터넷TV 연결이 고화질 양방향 영상을 전달할 충분한 대역폭을 제공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여 우선은 `벽속의 정원' 시스템에서만 서비스 될 것으로 보인다.

iTV로 맞춤 서비스가 가능한 또다른 분야로는 도박을 들 수 있다. 최근의 시장조사에 따르면 지난 해 5,500만 달러에 머물렀던 유럽의 온라인 도박이 2004년까지는 55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미국에서의 잠재력은 더욱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국의 도박시장은 이미 700억 달러 이상으로 iTV를 통해 이루어질 도박은 이 같은 매체만을 통해 서비스가 가능한 새로운 개념의 사업이 된다.

그러면 이처럼 활성화될 영역은 어딜까? 게임이 시작된 뒤 베팅을 하거나 몬테 카를로 그랑프리 (Monte Carlo Grand Prix)에서 제일 처음으로 탈락하는 참가자 맞추기, 경기가 아직 진행중일 때 카우보이와 레드스킨스 축구경기의 포인트 맞추기 등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림디치는 ``쌍방향TV에서는 도박이 큰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축구나 퀴즈 등의 게임쇼 전망도 아주 밝다''고 전했다.


은행들 iTV에 큰 관심

은행업을 비롯한 금융서비스도 유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방송사는 은행들이 iTV 서비스를 위해 줄지어 서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래 은행이나 증권사가 포함되어 있지 않을 경우에는 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 B스카이B의 오픈 플랫폼은 겨우 30 ~ 40여개의 소매업체만을 포함하고 있고, 가상백화점인 `오픈 엑스트라 (Open Extra)'가 더 많은 가입업체를 갖고 있다.

`벽속의 정원' 옹호자들은 이 같은 현실이 오히려 이득이라고 주장한다. 인터넷에서 가능한 선택은 너무 복잡해 PC화면을 이용해 읽도록 고안된 인터넷 웹사이트는 TV화면에서는 제대로 읽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TV형 인터넷 전문업체인 온디지털 (OnDigital)의 앤드류 마르 (Andrew Marre)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제한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대부분의 경우 웹사이트가 TV에서도 잘 가동된다''며 ``인터넷이 궁극적으로는 TV를 통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전달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터넷의 `혼합-축소형'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어떤 모델이 주도를 하건 iTV가 궁극적으로는 전자상거래를 대중화시킬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