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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설지공/경제경영

[사설] 경기 진작도 구조조정 바탕에서

내년도 경제운용방향을 보면 경기진작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 같다.
상 반기 경기가 최악일 것이라는 각종 예고에 따라 경제가 침잠(沈潛)하는 것만은 막자는 뜻에서 그렇게 잡은 것으로 이해된다.

소비자 지출이나 기업의 미래 경기 전망치 들이 외환위기 직후보다 더 나빠질지도 모른다 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어 “제한적 경기 진작”의 필요성은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점에서 설비투자 확대를 위한 임시투자세액 공제나 주택재개발과 임 대주택 건설 등의 수요 부양책은 일단 올바른 선택이다.

일례로 구조조 정을 끝낸 기업이 세제 혜택 때문에 어차피 하게 될 투자를 앞당긴다면 기계 수주액 증가 등의 연쇄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침체된 지방경제를 살리기 위해 주택 건설이나 유통구조개선에 투자 를 유도한 점도 제한된 범위나마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지방이전 기업에 대한 세제 감면책은 예전에도 실패한 것처럼 그렇게 의미가 있 을지 의문이다.

정부는 특히 증시 기반 확충 등 “경제 하려는 분위기” 조성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이야말로 조심해야 할 대목이다.

증시란 게 혈압처럼 경제 의 종합 검진표인데 혹시 기반 확충이 증시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겠다 는 인상을 주지 않아야 한다.

최근 신설된 근로자주식저축제도나 연.기금 등의 활용도 미래에 대한 불 안 자체가 가시지 않는 한 일회용 주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또 규제 개혁과 준조세 폐지, 그리고 노사관행의 법.질서 준수를 강조했는데 이 게 어제. 오늘 얘기인가. 말보다 개별적 실천으로 보여 줄 일이다.

상반기가 어렵다고 믿을수록 성공사례를 빨리 보여 불안의 그림자를 거 둬낼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구조조정이 덜 끝났다는 점이다.

정부는 내년부턴 시장 경제시스템에 의한 상시적 구조조정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 같은데 과연 제대로 될지 모르겠다.

이미 벌여놓은 구조조정이 일단락 됐다면 시장 에 의한 구조조정이 가능한데 그 전에 우리가 그런 위치에 있는가를 물 어 볼 일이다.

때문에 적어도 이제껏 틀을 그려 놓았던 구조조정을 빨리 마무리하는 게 모든 경제운용의 전제조건이라고 말하고 싶다.

대우차 처리 등 과감 한 구조조정 결단에 증시가 호응하는 것을 몇 차례 경험한 우리다.

확 실한 구조조정만이 그 어떤 경기 진작책보다 몇 배의 위력이 있음을 강 조한다


<출처 : 매일경제신문 2000-12-29 http://www.mk.co.kr>